LG: Life's Game은 단순한 브랜드 콘텐츠가 아닙니다

Mar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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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 game 포스터 © LG그룹 유튜브
Life's game 포스터 © LG그룹 유튜브

최근 기업들의 유튜브 활용 방식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거나 정보를 나열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독창적인 콘텐츠로 소통하려는 시도가 활발한데요. 이런 흐름 속에서 LG그룹이 선보인 ‘Life’s Game’은 단연 주목할 만한 사례입니다. 공개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기업 브랜디드 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죠.

단순한 흥행을 넘어, LG가 이처럼 파격적인 두뇌 서바이벌 콘텐츠를 기획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 콘텐츠가 LG라는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좀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비단 LG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미래를 준비하려는 모든 기업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기 때문입니다.

🧠 LG, ‘인재’를 전면에 내세운 과감한 승부수

© LG그룹 유튜브
© LG그룹 유튜브

‘Life’s Game’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주인공이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바로 ‘사람’, 즉 LG의 직원이라는 점입니다. 멘사 회원, 방탈출 국가대표, 포브스 선정 리더, 화이트해커 등 면면이 화려한 참가자들은 그 자체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죠. LG 관계자의 언급처럼, 함께 일하고 싶은 유능한 동료가 많은 회사라는 메시지를 이보다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인재 자랑을 넘어, LG가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을 보여주는 영리한 전략입니다. 흔히 ‘보수적’ 또는 ‘정적’이라는 기존 이미지에 머물러 있던 LG가, 이 콘텐츠를 통해 ‘젊고’, ‘역동적이며’, ‘지적인’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덧입혔다는 분석은 매우 타당합니다. 2023년부터 진행된 LG의 브랜드 리인벤트 Brand Reinvent 전략, 즉 ‘Life’s Good’이라는 슬로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노력과 정확히 일치하는 행보이죠. 제품의 성능이나 기술력을 직접적으로 내세우는 대신, 그 제품과 기술을 만드는 ‘사람들’의 매력을 통해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세련되면서도 강력한 접근 방식입니다.

특히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선택한 것은 MZ세대를 정조준한 명확한 의도를 보여주는데요. 취업 정보 탐색 채널로서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딱딱한 채용 공고나 정제된 기업 소개 영상 대신, 흥미로운 게임 포맷을 통해 자연스럽게 LG라는 조직과 그 안의 사람들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는 잠재적 지원자들에게 훨씬 매력적이고 진솔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며, LG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요.

📺 단순 홍보를 넘어, ‘팬덤’을 만드는 콘텐츠 플랫폼

© LG그룹 인스타그램
© LG그룹 인스타그램

‘Life’s Game’의 성공은 기업 유튜브 채널의 역할에 대한 기존 관념을 깨뜨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과거 기업 채널은 주로 신제품 정보, 사용법 안내, 사회공헌 활동 소개 등 정보 전달 기능에 충실했습니다. 구독자 역시 해당 기업 제품의 사용자나 관심 고객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Life’s Game’은 기업 채널도 충분히 재미와 몰입감을 주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허브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LG라는 기업에 특별한 관심이 없던 시청자들까지도 콘텐츠 자체의 매력에 빠져 채널을 구독하고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리게 만들었으니까요. 이는 단기적인 홍보 효과를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팬덤을 구축하는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 하나가 채널 전체의 이미지를 바꾸고, 새로운 구독자를 유입시키며, 나아가 브랜드에 대한 호감과 충성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제 기업 채널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게시판이 아니라, 잠재 고객 및 인재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핵심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게 된 셈이죠.

🤝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를 보여주다: 채용 브랜딩의 진화

‘Life’s Game’이 특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영역은 바로 채용 브랜딩입니다. “우리 회사에는 이런 멋진 동료들이 있습니다. 함께 일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이보다 더 솔직하고 매력적인 메시지가 있을까요? 시청자들이 “왜 대기업 신입 공채 뚫기가 어려운지 알겠다”, “저런 사람들과 경쟁하고 있었구나” 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는 점은, 이 콘텐츠가 LG의 인재 수준과 조직 문화에 대한 기대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높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 LG그룹 유튜브
© LG그룹 유튜브

이는 임플로이언서 Employee + Influencer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직원들이 직접 콘텐츠에 등장하여 회사를 알리는 방식은, 어떤 정제된 홍보 문구보다 진솔하고 강력한 설득력을 지닙니다. ‘Life’s Game’의 참가자들은 단순한 게임 참가자를 넘어, LG의 문화와 가능성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브랜드 엠버서더 역할을 수행한 셈이죠.

더 나아가, 이 콘텐츠는 잠재적 지원자들에게 LG라는 조직의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게 해줍니다. 게임 속에서 참가자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서로 협력하고 경쟁하는 모습 등을 통해 LG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연봉이나 복지 혜택을 나열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기업과 지원자 간의 문화적 적합성Cultural Fit 을 가늠하게 돕습니다. 결과적으로, 회사에 더 잘 맞는 인재를 유치하고, 입사 후 조직 적응 실패로 인한 이탈률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죠. 영상 콘텐츠에 익숙하고, 직무 경험만큼이나 조직 문화를 중시하는 MZ세대에게 ‘Life’s Game’과 같은 접근 방식은 인재 채용에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습니다.

📈 미래를 향한 LG의 영리한 포석

결론적으로, LG의 ‘Life’s Game’은 단순한 바이럴 콘텐츠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 혁신, 미래 인재 확보, 그리고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채널 경쟁력 강화라는 다층적인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전략적인 기획입니다. 제품이 아닌 ‘사람’에 집중하고, 정보 전달 대신 ‘재미와 공감’을 앞세운 접근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어요.

물론, 이러한 성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후속 콘텐츠의 기획과 실행, 그리고 채널 운영 전략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결국 기업의 경쟁력은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문화와 혁신에서 비롯됩니다. ‘Life’s Game’은 바로 그 본질에 집중함으로써, LG라는 브랜드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과 함께 그 미래를 만들어가고 싶은지를 영리하게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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