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플레이스: 예쁘고 심플한 결제 단말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Jun 17, 2025

4 min read

동네 카페나 식당에서 마주하는 결제 단말기를 생각해보면 투박한 디자인, 알아보기 힘든 버튼들, 가끔은 카드를 여러 번 긁어야만 반응하는 모습이 떠오르곤 하는데요.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주변의 많은 것이 스마트하게 변했지만, 유독 결제 단말기만큼은 시간의 흐름을 비껴간 듯한 인상을 주곤 했습니다. 바로 이 익숙하고도 불편한 풍경에 토스플레이스가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토스의 등장이 온라인 금융의 문법을 바꿨듯, 토스플레이스는 오프라인 매장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결제 단말기 시장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더 예쁜 기기를 만드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낡은 오프라인 결제 경험을 뿌리부터 바꾸고, 수백만 자영업자의 운영 방식을 혁신하며, 궁극적으로는 토스라는 브랜드가 온라인을 넘어 우리 일상 모든 곳에 스며들게 하려는 거대한 전략의 서막이죠. 토스플레이스가 그리는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 결제 단말기, ‘기계’에서 ‘경험’으로의 전환

“왜 결제 단말기는 쓰기 어려워야만 할까?”
토스플레이스의 출발점은 아주 단순하지만 핵심적인 질문이었습니다. 기존 시장은 혁신보다는 안정성을 우선하며, 새로운 기능 추가나 디자인 개선에 소극적이었습니다. 그 결과 매장 사장님들은 복잡한 기능을 익히는 데 시간을 쏟아야 했고, 아르바이트생은 결제 실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일해야 했습니다.

심플하면서 예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은 '토스 프론트2' © 토스
심플하면서 예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은 '토스 프론트2' © 토스

토스플레이스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스마트폰처럼 직관적인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토스 프론트’는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을 넘어,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고객은 자신의 주문 내역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고, 사장님은 넓은 화면을 활용해 멤버십 관리나 간단한 주문 처리까지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스마트폰 앱을 다루듯, 별도의 학습 없이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죠.

아이패드로 활용하시는 가게 많이 봤습니다 © 토스
아이패드로 활용하시는 가게 많이 봤습니다 © 토스

여기에 무료로 제공되는 매장 관리 프로그램 ‘토스 포스’ 역시 기존 결제 단말기와는 차별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값비싼 전용 기기를 구매해야 했던 포스 시스템을 일반 PC나 태블릿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인데요. 업데이트 역시 직원의 방문 없이 간편하게 플레이 스토어 또는 앱스토어에서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영업자들의 초기 투자 비용유지보수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실질적인 혜택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결국 토스플레이스는 결제 단말기를 단순한 ‘결제 처리 기계’에서 매장 운영의 모든 것을 돕는 ‘스마트 비즈니스 파트너’로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 500조 오프라인 시장, 데이터로 그리는 B2B 플랫폼의 큰 그림

토스가 500조 원이 넘는 거대한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단순히 시장 규모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훨씬 더 정교한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는데요. 결제 단말기는 매장과 고객이 만나는 최후의 접점이자,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생성되는 데이터의 원천이라 볼 수 있습니다.

토스플레이스는 이 접점을 장악함으로써 단순한 결제 수수료 수익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을 위한 B2B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결제 단말기는 그 플랫폼의 입구가 되는 셈이죠. 예를 들어, 어떤 상품이 언제 얼마나 팔리는지에 대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재고 관리를 돕고, 방문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마케팅이나 멤버십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와 연동되는 스마트한 포스기 © 토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와 연동되는 스마트한 포스기 © 토스

이미 미용실 고객 관리 프로그램이나 배달 앱과의 연동을 시작한 것은 이러한 생태계 구축의 첫걸음이라 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 약국, 병원, 학원 등 각 업종에 특화된 솔루션들이 토스플레이스 단말기 위에서 구현된다면 사장님들은 더 이상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복잡하게 사용할 필요 없이, 토스플레이스 하나로 예약, 결제, 고객 관리, 마케팅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토스플레이스는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업체가 아닌, 자영업자들의 비즈니스 성장을 돕는 필수적인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얼굴 결제’라는 미래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포석

토스플레이스의 행보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토스 페이스페이’ 즉, 얼굴 인식 결제와의 연결고리입니다. 토스가 향후 10년의 핵심 먹거리로 얼굴 결제를 꼽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결제 단말기 보급은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인프라 구축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토스플레이스 전국 가맹점 수

2023년 12월 ~ 2024년 12월 기준

출처: 토스플레이스 보도자료

아무리 혁신적인 결제 기술이라도, 그것을 받아줄 오프라인 단말기가 없다면 무용지물입니다. 토스는 페이스페이를 대중화하기 위해 먼저 전국의 매장에 자사의 단말기를 최대한 많이 설치하는, 이른바 ‘인프라 선점’ 전략을 택한 것인데요. 지금은 수익을 내기보다 가맹점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월 편의점에서 페이스페이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서울 전역 2만 개 점포에서 시범 운영을 도입함에 따라 일상에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데요. 현재의 단말기 확산은 그 거대한 변화를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치밀한 포석인 셈입니다.

📈 온라인 금융의 강자 토스, 오프라인에서도 성공할까?

토스플레이스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8만 5천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한 성장세는 놀랍지만, 이는 전체 자영업자 시장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토스플레이스의 진정한 성공은 단순히 단말기 설치 대수에 달려있지 않을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자영업자가 토스플레이스를 통해 실질적인 운영 효율 개선을 경험하고, 나아가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파트너로 인정하느냐에 달려있죠.

결국 토스플레이스는 낡은 기계를 바꾸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 상점의 운영체제가 되려는 야심을 품고 있습니다. 결제부터 데이터 분석, 마케팅, 그리고 미래의 새로운 결제 방식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중심축이 되겠다는 비전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인 토스가 가장 아날로그적인 공간인 동네 상점의 풍경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그들의 혁신이 우리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이쁘고 심플한 결제 단말기 위에서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미래가 새롭게 쓰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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